일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 내려놓기

김삽갓 2026. 8. 30. 05:27

반야심경에서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요새 거의 반백수로 살면서 내가 왜 화가 많을까 생각해봤는데 반야심경에서 그 해답을 찾은거 같다.

나는 말그대로 여유가 부재된 인간이었다.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불같이 화가 났다. 학창시절부터 항상 뭔가 쫒기듣이 살아서 항상 바쁘다는 생각때문에 남의 실수나 불편한 상황을 참아줄만한 여유가 없었다. 공부해서 더 좋은 곳에 들어가서 많은 돈을 벌어야한다는게 목표가 됐고 외국에서 일하면서 혼자 모든걸 감당하다보니 주변을 둘러볼만한 여유는 완전히 없어진거같다.

특히나 외국은 한국만큼 일처리가 철저하지않고 느려서 항상 내가 더블체크하고 팔로업을 해도 문제가 생기고 게다가 나는 마이너리티에 이민자이니 은연중 차별도 있어서 내가 더 잘하지 못하면 이 사회에선 기회가 없다는 압박감 이런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십년이 넘어도 상당했다.

이렇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과 환경에 왜 그렇게 집착하고 화를 낸건지 그런다고 일처리가 더 빨리 되거나 환경이 바뀌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불교에서 화를 내면 그 화가 나에게 화살로 돌아온다는걸 이번에 확실이 깨달았다. 4년간 매주 파티하는 윗집 참고살다 문 발로 찼는데 그 집은 파티한다고 아무 소리도 못듣고 나만 발 다치고 삼개월을 잘 걷지도 못했다. 내가 바꿀수 없는 환경이라면 다 내려놓고 이사를 애초에 갔었어야하는데 렌트비 매달 몇백불 아끼는데 집착해서 이 꼴이 된거다.

이제부턴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안되면 안되는대로 마음을 비웠다. 나도 천성은 게으른편인데 그래도 사회에서 살아남고자 꽤 애썻지만 딱히 삶이 나아진건지 모르겠다. 나은 삶을 집착할수록 내맘대로 되지않고 어째 더 멀어지는거 같다. 이제 40이니까 인생 반살았는데 남은 반은 이전만큼 애쓰면서 살고싶지도 않고 이젠 내가 가진대로 즐기면서 보내기로 했다. 화창한 날씨에는 해변 조깅하고 브런치도 먹고 만화도 보고 책도 읽고 수영도하고 소소하게 재밌게 보내야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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